정화조 청소, 인도네시아 주택살이 경험

집 앞에 대기 중인 인도네시아 정화조 청소 차량 © 스텔라의 주부사전

😱 으악! 정화조 청소를 하게 될 줄이야!

이사를 하고 며칠인가 지나서부터 1층 화장실에서 화장실 냄새가 스멀스멀 났다.

관리인에게 물어보니 Biolet(EM 같은 미생물로 분해하는 세제)이라는 세제를 사서 부어주라길래 3통을 사다가 변기마다 1통씩 들이부었다.

그래도 효과가 없더라.

정화조 청소용 생분해 세제 비오렛 © 스텔라의 주부사전

일단 주택 관리소장에게 정화조 청소를 하고 싶으니 소개를 부탁한다고 했는데 자기는 아는 사람이 없단다.

그래서 부동산 중개인에게 연락했더니 흔쾌히 알아봐 줬다.

정화조 청소를 인도네시아어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서,

bersikan tangki septik(브르시깐 땅끼 셉띡 / 사전에 정화조가 땅끼 셉띡이라고 나오길래)이라고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Maksudnya~~(막수드냐 / 그게 무슨 뜻?)가 날아온다 ㅍㅎㅎㅎ

구글 이미지에서 정화조 청소차 사진 찾아서 보여주니 이해했단다.

인도네시아 말로 정화조 청소는 Sedot WC(스돗 웨쩨)라고 부르더라.

한국은 청소차 색깔이 파란색인데 여기는 쓰레기차도 그렇고 다 노란색이네

부동산 중개인 말이 작년에는 비용이 200-300리부(리부는 천을 의미, 보통 200K라고 쓰고, 두아 라뚜스 리부라고 읽는다)였는데 올해는 350리부래.

그래도 할래? 내년엔 400리부로 인상된다고 해.라고 전달해 주었다.

그래서 동네 지인들끼리 공구하면 더 싸냐고 물으니 금세 가구당 100리부씩 디스콘 해준다고 하네.

그럼 쇳불도 단김에 빼랬다고 얼른 해버리자 싶어서 바로 예약하고 불렀다.

약속 시간에 맞게 도착한 정화조 청소차 © 스텔라의 주부사전

워낙 뚜깡들 약속 어기는걸 많이 봐와서 제시간에 올까 싶었는데 약속시간 40분 전에 연락이 왔다.

가는 중인데 정화조 위치 다시 한번 확인해 달라고.

우와~ 웬일! 시간 맞춰 와 준 청소팀 덕에 오전 중에 4가구 청소가 끝이 났다. 이런 일이! 😏

차고 바닥에 있는 정화조 뚜껑, 잘 열리지 않아 엔진오일을 살짝 부어놓았다. © 스텔라의 주부사전

앞마당에 여러가지 구멍들과 뚜껑들이 있어서 그중 하나가 정화조 뚜껑일 거라 생각했으나 예상외로 차고 앞 주차장 바닥에 뚜껑이 있더라.

뚜껑 모양도 특이해서 저걸 어떻게 여나 싶었는데 망치와 이름 모를 도구 하나를 가져와서 두드려서 열더라

잘 안열리니까 빨간색 오일을 가져와서 붓고 다시 두드림. 자동차 오일이라고.

뚜깡이 망치를 이용해 뚜껑 열기를 시도 중 © 스텔라의 주부사전

뚜껑이 열리니 와서 사진 찍으라는 뚜깡. 아두 가 마우(Aduh! ga mau! 아이고! 싫어!) 그래도 포스팅을 위해 다가가는 나 😭

(사실 포스팅하면서 내내 비위가 상하긴 한다. 냄새가 나지도 않았는데 말이지... 이거 포스팅해야 해? 싶기도... 싫어할 거 같아, 어쩌지...🥺)

그래도 혹시 나처럼 화장실 냄새 때문에 고민 중인 분이 있다면 팁이 되지 않을까 (대표 사진을 뭘 해야 하나 벌써부터 고민)

사진과 비디오를 찍어도 좋으냐고 물으니 괜찮다고 많이 찍으라고 하면서 포즈도 취해준다.

막 인도네시아 ~! 이러면서 ^^ 감사하게도. 유튜브에 올려도 돼? 그럼 너무 좋다는데?

쓰레기통에 홍보용 스티커를 붙여놓고 영수증 작성 중인 뚜깡, 한국에도 길가 쓰레기통이나 전봇대에 저런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 스텔라의 주부사전

청소 중에 변기 물을 내려달라고 해서 물을 내리고 나오니, 이제 tembak lumpur(정확하게 의미는 모르겠으나 tembak 뗌박, 쏘다 / lumpur 진창, 진흙이라고 하니 대략 아~ 싶다.)를 하겠냐고 묻는다.

추가하면 200리부가 비용에 추가되지만 더 깨끗하고 냄새도 안 난다고 한다.

앞서 먼저 청소를 한 집들도 모두 비슷한 말을 듣고 추가금을 지불한 상황이었는데 나한테는 젤 많이 달라고 하네?

이 사람들은 참 순수한건지 그들이 내 이웃들인걸 알면서도 어쩜 한결같이 다른 얘기를 하며 추가금을 요구하는지 헛웃음이 났다.

그래도 난 사진을 찍어야 하니까! 알았어~ 하고 해보라고 한다.

장비도 더 들고오고 열심히 청소를 해주기는 하더라~

사진찍으라며 포즈를 취해보이는 뚜깡들 © 스텔라의 주부사전

그들이 돌아가고 난 후 토코페디아에서 가루형 BIO2000 솔루시 믕힐랑깐 바우 웨쩨(Solusi Menghilangkan Bau WC)를 구입했다.

상점에 문의하니 이걸 사용하면 냄새가 안 난다고. 어쨌든 냄새를 잡을 수 있다면 뭐라도 하고 싶어서 이것도 추가 구입했다.

정화조 청소 뚜깡들에게 물어도 응 사용하면 더 좋아~ 하더라 그래 뭐라도 해보자~

인도네시아 정화조에 부어 생분해를 돕는 비오2000(Bio2000) © 스텔라의 주부사전

앞서 소개한 비오렛(Biolet)의 가루형태다. 한봉지를 모두 변기에 붓고 물을 많이 부어주라고 한다.

다음날 도착한 비오2000세제를 한 봉지 개봉해서 냄새가 나는 1층 화장실에 사용해 주었다.

정화조 청소 후에도 냄새는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다만 약간의 효과는 있는지 예전만큼 심한 악취가 나지는 않는다. 그것으로도 만족

비오 2000 세제 판매 상인의 말에 따르면 3달에 한 번 정도 이 세제를 변기에 부어주면 냄새는 나지 않을 거라고 한다.

화장실이 4개인데 모든 화장실에 다 사용해야 하냐고 하니, 최종 목적지는 정화조이기 때문에 어디든 1곳에만 사용하면 된다고.

인도네시아 정화조의 원리를 설명한 비오2000 © 스텔라의 주부사전

• 사진 왼쪽 위는 새 정화조 모습, 아래는 5년간 BIO2000을 사용하지 않은 정화조 상태
• 사진 오른쪽 위는 BIO2000의 원리 설명, 아래는 BIO2000을 정기적으로 사용한 정화조 상태

정화조 청소 후 약 20일이 지난 오늘, 여전히 약간의 냄새가 나는 상황이지만 냄새는 많이 잡힌 상태다.

당분간은 비오2000을 한 달에 한 번 꼴로 사용해볼까 생각 중.

건기가 와서 더 뜨거워지기 전에 냄새가 좀 잡히면 좋겠다는 기대를 품고...

인도네시아어 어휘 Kosa Kata

· sedot WC (스돗 웨째) : 정화조 청소
· maksudnya (막수드냐) : 그게 무슨 뜻이니?
· bersihkan (브르시깐) : 청소
· tangki septik (땅끼 셉띡) : (오물) 정화조
· ga mau (가 마우) : nggak mau, tidak mau 원하지 않는다 / 싫다
· tembak (뗌박) : 쏘다
· lumpur (룸뿌르) : 진흙

버튼방식 변기 물탱크 뚜껑 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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