떫고 쓴 마테차로 입 안을 씻어내고 고기의 참맛을 즐긴다
아르헨티나는 나에게 《엄마 찾아 삼만리》의 마르코를 떠오르게 하는 나라, 일요일 아침이면 <세계명작극장> 보려고 눈 비비며 앉아 보며 웃고 울던 일본 만화영화 시리즈. 아직도 만화영화 주제가를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지, 훗.
르바란 연휴를 맞아 텅 빈 자카르타 맛집 탐방이나 하자며 구글맵을 뒤지던 중 발견한 아르헨티나 레스토랑. 평점 4.7에 리뷰가 1,800여 개. 오호라
마르코의 험난한 여정을 떠올리며 메뉴 선정에 실패하지 않으려고 메뉴까지 정독! 와우 열 일했네
Sudestada Jakarta 수데스타다 자카르타
• 운영시간 : 월-일 11시-22시
• 예약전화 : +6221-392-8944
• 예약 WA : +62 811-9126-556
• 주소 : Jl. Irian No.18, RT.9/RW.5, Gondangdia, Kec. Menteng, Kota Jakarta Pusat, Daerah Khusus Ibukota Jakarta 10350 (풀만 자카르타 탐린 뒤쪽에 위치)
• 대표음식 : 로스티드 옥토푸스 (구운문어요리)
마탐브레 (구운소고기 애피타이저)
그릴 위에 서브되는 스테이크
(립아이, 설로인, 치맛살 등)
베이비 스피니치 & 케일 샐러드
핸드 컷 비프 엠파나다
(고기소를 채워 넣은 페이스트리)
마테차 (아르헨티나 국민음료)
육식천국? 애피타이저마저 고기로 시작!
마탐브레 Matambre, 갈비와 스킨 사이의 장밋빛 살코기? 심지어 차갑게 전채요리로 먹는다니 안 먹어볼 수가 있나.
살코기를 납작하게 펴서 허브, 식초, 소금, 올리브유 등으로 만든 아르헨티나식 소스인 치미추리 Chimichurri를 끼얹어 먹는다.
차게 먹는 고기라 해서 입 안에 기름막이 생길까 생각이 스치는 찰나, 그런 음식이 대표 요리 일리 없지 않겠냐는 듯 치미추리 소스의 허브향과 올리브 오일이 입안을 휘돌며 고소한 것이 씹히는 질감조차 매력 있더라
고기파 남편부터 꼬기꼬기 아이들까지 다 좋아라 맛나라~
아르헨티나 피자? 피망과 하몬 생햄 토핑!
소금에 절인 돼지 뒷다리 생햄으로 유명한 스페인 생햄 하몬(하몽이 더 익숙한데 표준 발음은 하몬이라네), 대략 280년간 스페인의 식민지배를 많은 아르헨티나인지라 스페인 식문화의 영향이 없을 수는 없겠다.
돼지고기 토핑 피자는 돼지고기 소시지 초리소 토핑 정도 먹어봤는데 이 초리소, 엄청 짜다. 그럼 하몬은
어떨까? 여행 예능에서 본 하몬은 짜다, 혹은 이렇게 맛있어?로 평이 갈리던데 말이지
와 아르헨티나 피자 뭐야, 뭐지? 맛있어! 풍미도 좋고 식감도 좋은데 도우까지 마이쩡! 누가 하몬 짜대! 하며
전채요리로 고기 먹은 거 다 잊게 만드네. 찾아보니 등급이 낮을수록 짜다고. 오 그럼 질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는 뜻? 구욷!♡
만두튀김? 고기 듬뿍 페이스트리,
엠파나다!
수데스타다 인스타에 레시피도 공개되어 있는 엠파나다는 손으로 듬성듬성 썬 소고기가 가득 찬 고기만두튀김 같달까 혹은 중국집 서비스 음식의 대명사인 군만두의 럭셔리 버전이랄까
수데스타다 엠파나다 레시피 영상 보러 가기
이런 유의 음식을 유럽에서는 파스텔이라고 한다는데, 아르헨티나에서는 엠파나다라 부른다고.
인도네시아에도 고기소를 채운 파스텔 고렝(pastel goreng)이라고 부르는 음식이 있는데 보통 짜베(cabe 고추)와 함께 먹는다. 기름진 음식인데 이게 짜베와 어우러져 제법 맛있는 주전부리 중 하나. 네덜란드 식민지배 시 건너온 포르투갈 풍 음식이라나
엠파나다는 제법 크기가 커서 둘이서 하나 나눠 맛보기로.
곁들여 나온 토마토소스랑 찰떡. 고기소가 너무나 꽉 차서 소스 없이는 목 넘김이 퍽퍽할 수 있겠다. 이건 호불호 나뉠 맛.
소개하고 싶었다, 하우스 그릴드 스테이크
글을 두괄식으로 쓰라고 하는데 나는 꼭 이런다. 꼭 소개하고픈 메뉴인데 이렇게 뒤로 밀리네 🙄
구글맵 리뷰에 숯불 위에 서브되어 나온 사진을 보며, 어머 이건 먹어봐야 해! 했던 수데스타다의 시그니처 하우스 그릴드 스테이크. 부위별로 100그램당 가격이 책정되어있고 미니엄 오더가 있다. 다양한 메뉴를 즐기려면 미니멈으로 주문하면 될 듯. 우리는 립아이로 선택
아르헨티나 대표음식이 스테이크라고? 알고 보니 아르헨티나의 소고기 사랑은 나라 밖에서도 소문이 자자하단다. 하여 육식 천국! 워낙에 자연환경이 좋아서 모든 게 잘 자라는 데다가 소고기값이 무척 저렴하다고. 바비큐와 비교라도 할라치면 아르헨티나의 아사도는 차원이 다르다며 광분까지 한다는데...
따뜻하게 테이블까지 서브된 스테이크는 역시나 치미추리 소스에 살사 소스, 소금도 함께 내어주더라. 취향껏 즐기시라. 먼저 육즙 촉촉한 오리지널로 맛보고, 치미추리 찍어서 허브와 올리브 향미와 함께 맛보고... 고기 이즈 뭔들!
로모 스테이크와 감자 그라탱
감자 그라탱이 함께 나온다는 안심 스테이크도 먹어봐야지, 고기 친구 라이스도 불러보자, 갈릭 프라이드 라이스도 추가
얇게 저며 레이어드 된 크리미 한 감자 그라탱과 마늘향이 어우러진 볶음밥에 부드러운 안심 스테이크 한 조각 버무려지니 입이 즐겁다
긴급 야채 수혈, 베이비 스피니치 앤 케일 샐러드
주문하고 보니 너무나 고기고기 하네. 직원이 상냥하게 추천해준 시금치 샐러드 추가해서 입안에 상큼함도 더해본다. 잘게 으깬 견과류와 치즈 소복하게 쌓인 시금치 케일 샐러드는 차게 식힌 큰 보울에 제공되어 신선함이 배가되는 느낌.
레몬향 가득인데 신맛이 강하지 않아 신맛 싫어라 하는 가족 모두를 만족시켜버림.
이거 엄청 빠힛인데, 괜찮아? 마테차
아르헨티나 국민음료라는 마테차, 아르헨티나 레스토랑에 왔으니 시도해봐야지 싶어 주문하니
직원 : 이거 엄청 빠힛(pahit 고통스러운, 쓴)한데, 괜찮아?
나 : 어...음... 쪼바(coba 시도하다)해볼게
그래, 뭐 얼마나 쓰겠어 싶어 주문했는데 마시는 법을 찬찬히 알려주며 아주 조금씩 마시라고 당부를 하네
보온병에 든 뜨거운 물을 아주 조금만 컵에 부어서 금속 빨대(봄빌라라고 한다고)를 통해 마셔본다.
와, 이걸 마신다고? 한 방울만으로도 혈관을 타고 흐르는 쓴맛! 내가 아는 가장 쓴맛인 여주의 맛보다 강하다!
심지어 찻잎이 우러나지도 않을 거 같은데!
강렬한 첫인상에 원펀치 맞고, 스테이크를 얼른 한 입 베어 무는데 앗 이것은...
쓰디쓴 마테차로 씻어낸 입 속에서 스테이크의 향연이 펼쳐지는 게 아닌가!
새로운 음식에 큰 거부감이 없다면 꼭 시도해보시길~
그럼 가격은? 이렇게 먹고 3주따 미만
레스토랑 리뷰를 보면 가격이 그렇게 궁금하더라
마탐브레 190K
엠파나다 2조각 55K
모레네시 하몬 피자 170K
베이비 스피니치 앤 케일 샐러드 150K
립아이 그릴드 스테이크 대략 340그램 840K
로모스테이크 위드 포테이토 그라탱 200그램 540K
총 1,945,000루피아
부가세, 봉사료는 대략 10%로 계산하고
음료 가격은 기억이 가물가물
위 모든 음식 + 4인 가족 각자 음료 하나씩+ 부가세 10%+ 봉사료 5-8%
대략 3주따 미만
마치며
특별한 날 특별한 분위기와 이색적인 분위기를 원한다면 맛과 멋을 잡은 수데스타다 추천
번잡하지 않고 상냥한 미소 날리는 직원들의 친절 속에서 편안하게 점심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르바란 연휴 점심시간 대와 평일 낮시간대에 방문했기 때문에 주말 및 저녁시간 대 분위기는 알 수 없음
메뉴 미리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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