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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사전

파리채? 똥똘(Tongtol)! 인도네시아 첨단 하이패스

by 주부사전 스텔라 2020.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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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똘을 이용해 톨게이트 요금을 내는 모습 - 인도네시아 톨케이트, 사진 : 지인 제공

똥똘(tongtol)을 아시나요?


이름만으로는
도저히 상상이 안 되는 이 물건은
인도네시아에서
톨게이트를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보았음 직한 물건입니다.

바로 이머니 카드를 넣은
손잡이가 달린 길쭉한 파리채 모양으로
톨게이트를 지날 때 센서에 접촉하는 것을 도와주는 상품이에요.

인도네시아어로
스틱과 톨을 조합한 (tongkat 똥깟 + tol 똘)
신조어이지요.

이미 2014년 대 히트작이었던 똥시스(tongsis, 셀카봉의 인도네시아어로 스틱과 자기애, tongkat 똥깟 + narsis 나르시스 줄임말)에 이어 새로운 혁신이라고 CNN인도네시아에 소개되었네요.

CNN인도네시아 뉴스에 소개된 히트아이템 똥똘 Tongtol

남편 말에 의하면
‘인체공학을 역행한
톨게이트 시스템이 탄생시킨 히트작’이라는군요.

2017년 9월경 처음 판매되기 시작했는데
인도네시아 정부의 모든 톨게이트 요금 전자화폐 징수 전면 시행 때문에 생겨났어요.

톨게이트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팔을 뻗어서 이머니 카드를
센서에 접촉하기 어려운 구간이 많고
자칫 카드를 떨어뜨리는
불운도 겪을 수 있다 보니
이만한 아이디어 상품이 없지 싶네요.

가격도 인도네시아 루피아 15,000(원화 1,200원) 정도면 살 수 있어
이만하면 거의 국민템이죠.

이머니카드 거치스틱, 똥똘(Tongtol), 사진 : 지인 제공

처음 슈퍼마켓에서 이 상품을 보았을 때
도대체 어디에 쓰는 물건인가 했어요.

왜냐하면 파리채같이 생겼는데
파리를 잡을 수 있을 만큼
너비가 넓지도 않고
길이도 긴 편이 아닌 데다가,

한국은 하이패스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전혀 용도를 상상할 수 없는 상품이었지요.

용도를 알고 나서 무릎을 딱 치며
아하! 하고는 와하하하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이 상품을 보면서 파리채를 연상했는데 실제로 인도네시아인들도
모기 잡는 스틱을 연상했다고 하네요.

개발자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간단하면서도 실생활에 큰 도움을 주는 아이디어 상품이 아닐 수 없지요.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교통체증의 도시인데요.

처음 자카르타 공항에 도착해서
밤늦은 시간 집으로 달려오던 그 고속도로의 풍경이 4년이 지난 지금도 잊히지가 않아요.

물기 가득 머금은 적도의 밤공기와 섞여 혼잡한 고속도로에는 대형트럭들이 즐비한데 어느 누구도 차량 간 안전거리를 지키지 않고

(심지어 나를 픽업하러 나온 여직원 또한 첫인상과 다르게 어찌나 터프하게 운전을 하던지...)

누가 끼어들 새라 앞차 뒤꽁무니에 바짝 차를 붙여서 속도도 나지 않는 도로 위에서 한없이 톨게이트 차례를 대기하던 그 밤의 풍경이...

톨게이트 전자화를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인 데다가 고속도로 위 사고도 한몫해서 엄청나게 혼잡했던 기억이 나네요.

무리한 전자화폐 전면 시행이라며
말이 많던 시기도 지나고
이제는 어느 정도 정착되어서
정말 다양한 전자화폐가
인도네시아 생활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어요.

심지어 재래시장(빠사르 pasar)에서
계란이나 야채를 살 때도
전자화폐를 사용하고 있으니
참 격세지감이지요.

게다가 팬데믹으로 인한
대규모 사회적 제약 조치인
PSBB(한국의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슷)로 인해
생필품 구입이 비현금-전자화폐 사용
트렌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하네요.

아직도 우리나라의 70년대와 2000년대가 혼재되어 있는 듯한 느낌의 인도네시아에서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맞닥뜨린 이런 상황이 더 많은 아이디어 상품을 만들어내는 원인이 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스텔라의 자타르타 주부사전

인도네시아어 어휘 Kosa Kata

· tongkat (똥깟) : 지팡이, 막대기, 스틱
· tol (똘) : 통행요금, 관문
· jalan (잘란) : 길
· jalan tol (잘란 똘) : 고속도로
· e-tol (이-똘) : 통행요금 전자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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